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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접하면서도 생명체(였던 존재)로 인식하지 않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더 이상 먹히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자연을 즐기며 살기 원했던 생명체로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만나 본 동물들, 그리고 남은 문제들”

202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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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나 본 동물들, 그리고 남은 문제들”

 

지난 3회 동안 만난 동물들은 (양, 염소, 오리, 거위, 토끼, 칠면조 등 같은 목적으로 사육되는 동물들 역시) 각각 개성이 강하고 감수성도 높으며 희로애락을 아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생명체보다는 우리가 매일 밥상에서 접하는 음식의 재료로 더 강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인구 증가와 더불어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오직 대량 생산에만 혈안이 되었고 그 결과물이 공장식 축산입니다. 본성에 맞지 않는 환경과 열악한 공간에서 대량의 동물들이 살게 하는 것은 가장 잔인한 사육 방법입니다. '공장'과 '생명체,' 어울리지 않는 두 개념이 오직 인간에 의해서만 가능한 통념이 되었습니다.

 

동물들은 타고난 본성대로 먹고 놀고 자연을 즐기며 평온하게 죽을 수 없습니다. 소들은 들판에서 풀을 씹으며 햇볕과 바람을 즐기는 대신 시멘트 바닥의 좁은 우사에서 가공된 사료를 먹으며 살을 찌우고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어미 소는 도축되는 시기까지 강제 임신과 출산으로 몸은 병들어 갑니다. 우유는 인간들에게 빼앗기고 방금 태어난 아기와 정을 나눌 겨를도 없이 생이별을 겪습니다. 혹자는 다른 종의 젖을 먹는 존재는 인간뿐이라 비난합니다. 문제의 본질은 우유를 마신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 우유를 먹기 위해 한 생명체에게 가하는 학대와 그로 인해 야기되는 고통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진정한 문제입니다.


지능이 높고 깨끗한 성격의 돼지는 오물이 가득한 돈사에서 대소변과 범벅이 되어 살아갑니다. 땀샘이 적어 더위에 약한 돼지들에게 진흙 목욕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돈사에서 유일하게 체온 조절을 하는 방법은 배설물에 뒹구는 것인데, 이로 인해 더러운 동물이라는 오해 받습니다. 매해 여름 혹서가 올 때마다 떼죽음을 당한 돼지 소식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닙니다. 몸만한 철제 틀에 갇혀 평생 새끼만 낳다 도축되는 어미 돼지, 무마취로 시행되는 새끼 돼지의 거세와 꼬리 자르기에 대해 알고 있는 시민은 많지 않습니다.

 

빛에 예민하고 밤에는 잠자는 닭들에게 먹이를 계속 먹이기 위해 혹은 알을 더 낳게 하기 위해 계사는 밤에도 조명을 켜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스트레스로 서로 싸우다 상처 입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태어날 때부터 부리를 자릅니다. 닭의 부리는 먹이의 종류를 구분하고 주위 환경을 인식하고 사회 활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오직 사육의 편리를 위해 중요한 신체 일부를 없애는 것입니다.

 

20년 이상을 살 수 있는 소는 빠르면 2년 만에, 15년 이상을 살 수 있는 돼지는 6개월 만에 도축합니다. 10년 이상을 살 수 있는 닭 (육계는 1달, 산란계는 2년)은 각각 제 수명의 백분의 1도 살지 못합니다. 우리가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는 것처럼 이들도 늙어 죽기를 소원할 것입니다. 나의 섭생을 위해 죽어가는 또 다른 생명체가 한때는 나처럼 살기를 원했던 존재였음을 기억해 주십시오.


우유를 포기하기 어려우신가요? 그렇다면 어미 소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새끼와 생이별을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는데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고기를 포기하기 어려우신가요? 그렇다면 최소한 그들이 본성에 맞는 곳에서 본성에 맞게 살다 공포 속에 죽지 않는 제도를 만드는데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달걀을 포기하기 어려우신가요? 그렇다면 날갯짓도 할 수 없는 배터리 케이지에 갇혀 기생충도 떨구지 못하고 고통 속에 알을 낳아야 하는 어미 닭의 고통을 없애는 방법에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지금 당장 채식만을 고집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동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고려하면 공장식 축산을 지속시킬 수는 없습니다. 공장식 축산은 동물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자멸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동물들을 대량 사육하고 먹이를 재배하기 위한 숲의 파괴, 축산을 유지하고 이동을 위해 막대하게 사용되는 화석 연료, 동물의 분뇨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등이 대표적인 문제입니다.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이 아닌 대상을 위해 우리 환경을 자발적으로 해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 우리 인간성 회복을 위해, 그리고 깨끗한 지구를 살리기 위해 나서야 합니다. 오늘 내가 먹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어디서 왔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